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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發 범죄 근절 '난항'...현지 당국 비협조·관계부처 대응도 문제

기사등록 : 2025-10-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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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단지, 경제 영향 증가·정부 부패 유착에 협조 난항
외사국 폐지가 원인?..."국제 공조 약화로 보기 어려워"
관계부처와 협조 강화 및 외교적 노력 필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숨지는 등 납치·감금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강력한 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 당국과 협력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코리안데스크 설치와 주재관 파견 등에서는 관계부처 및 캄보디아 현지 경찰과 협조 면에서 난항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캄보디아 범죄단지 국가경제 영향·정부 유착" 현지 당국과 공조 난항

14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이어지는 주요 이유는 현지 당국과 협조에서 어려움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현지에서 발생한 범죄인만큼 현지 당국과 협조가 중요하지만 수사 등에서 수사기관과 협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차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외교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있으리라 보고 계속 추진하고 있는데 캄보디아 당국과 원활한 관계가 좀 미흡한 부분이 있다보니 시간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발생한 대학생 살인 사건과 관련해 캄보디아 경찰당국으로부터 수사 자료 공유도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수사기록 공유를) 요청하고 있다. 부검과 수사기록열람등사가 형사사법공조에 포함돼 있어 같이 진행 중"이라며 "공동 조사팀이 가게 되면 10월 이내에 공유받을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현지 당국에 협조가 원활하지 않은 데에는 캄보디아 내 범죄 단지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데다 정부의 부패와 범죄조직과 유착이 연루된 것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는 캄보디아 사기산업 규모가 지난해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에 규모인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8075억원)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제공조 역량을 총동원해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선 경찰청은 오는 23일 캄보디아와 양자회담을 갖고 한국인 대상 범죄 대응 방안을 주요 의제로 다루며 현지에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및 한국 경찰 파견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찰청은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의 캄보디아 방문도 추진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이달 내에 현지를 방문해 숨진 우리 국민의 시신을 신속히 인도하기 위해 합동 부검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코리안데스크 설치는 해당 국가의 주권 문제가 얽혀있는만큼 단기간에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과거 필리핀에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되는 과정에서도 상당 시일이 소요된 바 있다.

◆ 외사국 폐지로 국제 공조 약화?... 경찰 "국제공조 약화로 보기 어려워"

캄보디아에서 잇달아 사건이 발생한 것을 두고 지난 2023년 경찰의 조직개편에 따라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외사국이 폐지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2023년 9월 이상동기범죄 재발 방지 등을 위해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편안에는 외사국을 폐지해 국제협력관 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외사국은 국제 공조와 국제 협력 외에도 국내 체류 외국인 관련 범죄 예방, 외국인 범죄 관련 첩보 수집, 다문화가정 치안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개편안에 따라 지난해 2월 외사 기능을 담당하던 총 1100명 인력 중 시도청에 소속된 1027명은 다른 기능으로 이전됐고 경찰청 본청 국제협력관 정원만 남게 됐다.

이를 두고 조직 개편으로 국제공조가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시도청은 국제공조 업무를 맡지 않았고, 다른 업무를 맡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도청은 국제공조업무를 하지 않아서 시도청 인력 축소를 국제공조 약화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관계부처와 협력해 범죄 다발 지역에 경찰 영사를 확대 배치하고, 경찰청 내 국제공조 수사를 담당할 인력을 30명 증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주재관 증원 불승인" 관계부처와 협조 어려움..."정부 차원에서 대응해야"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인만큼 경찰 외에 관계부처의 협력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늘어나자 경찰 주재관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관계 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 요청을 불승인했다. 행안부는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KTV 캡쳐] 2025.10.14 parksj@newspim.com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 근무 중인 경찰은 기존 주재관 1명이었으나 현재는 3명이다. 추가된 2명은 지난해 10월 직무파견 형태로 투입된 것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범죄는 지난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에는 348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303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내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해 범정부 협력과 함께 피해가 국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만큼 외교적인 노력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캄보디아 내 범죄조직 문제는 이전부터 제기돼 왔으나 경찰, 외교부, 국정원, 행정안전부가 유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피해가 발생하는데다 고문, 인신매매 등 반인륜적 범죄가 국가 차원에서 외교력을 집중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캄보디아 범죄 대응 TF 구성을 지시한 바 있다. 이어 14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 "관계부처는 캄보디아 정부와 협의를 통해서 치안 당국과 상시적 공조체계 구축에 속도 내주기를 바란다"며 "실종 신고 확인작업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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