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2027년 임금·단체협약에서 기존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않고 교섭대표노조 중심의 단일 교섭체계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공동교섭 과정에서 노조 간 갈등이 불거진 데다 DX와 DS의 경영상황과 근로조건도 달라지고 있어 하나의 공동교섭단을 다시 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동행노조에 '2027년 단체교섭 체계 및 교섭창구 단일화 관련 안내' 공문을 보내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올해처럼 여러 노조가 공동교섭단을 꾸리는 대신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선정된 교섭대표노조가 사측과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초기업노조가 교섭방식 변경에 나선 데는 올해 공동교섭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 초기업노조는 공동교섭단 운영 과정에서 일부 노조의 탈퇴와 임금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등이 이어지면서 공동교섭 방식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조합원 규모를 기준으로 초기업노조가 내년 교섭대표노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대표권을 확보할 경우 다른 노조의 요구안도 서면으로 받아 협상에 반영할 방침이다.
DX와 DS의 사업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단일 교섭체계를 추진하는 배경으로 제시했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19일 노태문 DX부문장 주관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부문별 재원을 분리해 운영한다는 회사 방침이 다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DX와 DS의 실적과 인력 상황이 다른 만큼 내년 교섭에서도 전사에 동일한 요구를 적용하기보다 각 부문의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기업노조는 교섭대표권을 확보할 경우 부문별 현안을 교섭안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DS에서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인력 유출 우려가 큰 사업을 중심으로 처우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DX에서는 부문 특성을 반영한 별도의 보상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나의 교섭대표노조가 DX와 DS의 서로 다른 요구를 충분히 담기 어렵다면 교섭단위 자체를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공문은 동행노조가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나왔다. 삼성전자 내 노조들의 요구가 사업부문과 보상 문제를 중심으로 점차 달라지는 상황에서 내년 교섭대표노조 선정과 DX·DS별 요구를 어떤 방식으로 조율할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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