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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中 거인의 공급망] ①국산 AI 칩 주축 '캠브리콘' 없으면 '딥시크'도 없다>에서 이어짐.
2. AI 모델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AI 칩(AI 연산 가속기)만 있다고 딥시크 같은 AI 모델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동차에 엔진만 있다고 바로 운전할 수 없는 것처럼, AI 가속기에도 모델을 칩의 구조에 맞게 변환하고 최적화 해주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① 엔비디아 'CUDA' 생태계
엔비디아의 경우 이 역할을 대표적으로 쿠다(CUDA) 생태계가 담당한다. CUDA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컴파일러, 라이브러리, 개발 도구 등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개발자가 GPU의 연산 능력을 AI와 고성능 컴퓨팅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쉽게 말하면 GPU가 '엔진'이라면 CUDA는 이 엔진을 AI 모델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기반인 셈이다.
② 캠브리콘 '뉴웨어∙매직마인드' 생태계
캠브리콘의 경우 이 역할을 뉴웨어(NeuWare)와 매직마인드(MagicMind) 등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담당한다.
뉴웨어는 캠브리콘의 클라우드·엣지·단말용 프로세서를 아우르는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으로, AI 모델의 개발·이전·최적화를 지원한다. 매직마인드는 서로 다른 프레임워크에서 만들어진 AI 모델을 분석하고 백엔드 코드를 생성·최적화해 캠브리콘의 MLU 제품에서 추론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캠브리콘의 구조를 단순화하면 '딥시크 모델 → 뉴웨어·매직마인드 등 소프트웨어 → MLU → AI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 모델 → CUDA 생태계 → GPU → AI 서비스'와 비슷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CUDA와 뉴웨어·매직마인드의 기능과 생태계 규모가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캠브리콘은 MLU 제품과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함께 발전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MLU370에는 기본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매직마인드 추론 가속 엔진이 적용돼 학습과 추론을 통합하고 개발·배포 효율을 높이는 구조가 마련돼 있다.
캠브리콘의 추론 소프트웨어는 딥시크의 AI 모델을 비롯해, 즈푸AI(智譜AI)의 GLM, 알리클라우드(阿裏雲)의 큐원(Qwen), 문샷AI(月之暗面·Moonshot AI)의 키미(Kimi), 미니맥스(稀宇科技∙ MiniMax 0100.HK)의 미니맥스(MiniMax) 등 중국 주요 LLM에 대한 소프트웨어 적응·최적화도 완료했다.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했을 때 해당 모델을 MLU 기반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대응하는 것으로, AI 가속기 경쟁에서 칩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다양한 AI 모델을 얼마나 빠르게 자사 칩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③ 해광정보 '이기종 컴퓨팅' 생태계
해광정보 역시 하드웨어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CPU와 DCU를 기반으로 한 이기종(서로 다른 종류의 장치나 프로세서) 컴퓨팅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광정보가 공개한 이기종 컴퓨팅 플랫폼은 AI 학습과 추론을 지원하며, TensorFlow·PyTorch·Caffe2 등 주요 AI 프레임워크를 지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즉 AI 개발자가 익숙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활용해 해광정보의 DCU에서 AI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쉽게 표현하면 'AI 모델 → AI 프레임워크·소프트웨어 → DCU → AI 연산'의 구조다.
해광정보 역시 딥시크 등 최신 대형언어모델에 대한 소프트웨어 적응을 확대하고 있다.
해광정보에 따르면 2025년 2월 'DeepSeek V3'와 'R1'의 DCU 적용을 완료한 데 이어 V3.2 등 신규 모델로 지원 범위를 넓혔으며, 2026년 4월 'DeepSeek V4'가 공개되자 출시 당일인 'Day 0'에 V4 적응을 완료했다. 회사는 V4에 대한 심층 최적화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광정보는 DTK(Deep-learning Toolkit) 등 DCU 소프트웨어 스택을 통해 AI 모델과 DCU 간 연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했을 때 이를 DCU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대응한다는 의미로, 해광정보 역시 AI 가속기 경쟁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함께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세 회사를 비교하면 엔비디아는 GPU와 CUDA, 캠브리콘은 MLU와 뉴웨어·매직마인드, 해광정보는 CPU·DCU와 이기종 컴퓨팅 소프트웨어를 각각 축으로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AI 칩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칩에서 AI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 수익 100%이상↑, '클라우드'가 성장 견인
2026년 상반기 캠브리콘의 매출과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59억9600만 위안과 23억11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13%와 122.61% 증가했다. 비경상손익을 제외한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1억6600만 위안으로 137.30% 늘었다.
상반기 매출총이익은 33억13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62% 증가했으며, 종합 매출총이익률은 약 55.25%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판매비와 관리비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68%, 15.86% 감소한 반면, 연구개발비는 7억200만 위안으로 29.63% 증가했다.
회사의 높은 이익 성장세를 뒷받침한 핵심 요인은 클라우드 제품 라인의 대규모 공급 확대와 금융·인터넷 분야 주요 고객과의 협력 강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캠브리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우드 제품 라인의 매출 비중은 99.977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 中 CSP AI 가속기 수요 확대 속 수혜
중국 주요 CSP(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자본지출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
텐센트(騰訊∙TENCENT 0700.HK)의 2026년 2분기 자본지출은 527억84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전 분기 대비 65%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자본지출은 847억2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며, 주로 AI 연산능력 확보를 위한 가속기 구매와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입됐다. 회사 경영진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도 연산능력 확보를 위한 구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阿裏巴巴∙ALIBABA 9988.HK)의 2분기 자본지출은 677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또한 약 800억 홍콩달러 규모의 신주 배정을 통한 자금 조달을 발표했으며, 조달한 순자금 전액을 AI 전반의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중국의 지능형 연산능력 규모는 2185 EFLOPS(엑사플롭스)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다. 해외 고성능 AI 가속기 카드를 대규모로 조달하기 어려운 공급 제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내 CSP의 연산능력 부족분을 중국산 AI 칩이 대체하면서 관련 구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캠브리콘은 중국을 대표하는 AI 칩 개발사 중 하나로, 중국 CSP들의 AI 연산 인프라 국산화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 HBM 공급 개선…하반기 출하 확대 전망
글로벌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는 차세대 HBM4의 양산 안정화와 생산 확대가 진행되면서 공급 여건이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4 양산 및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향후 고사양 HBM의 공급 제약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BM은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메모리로, 캠브리콘의 AI 칩 출하에도 중요한 공급망 요소다. 이에 따라 HBM 공급이 부족할 경우 칩 자체의 생산과 별개로 패키징 및 완제품 출하 물량이 제한될 수 있다.
화흠증권(華鑫證券)은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공급 환경 변화와 함께 회사의 공급망 선제 확보 움직임이 재무제표에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6월 말 기준 재고 장부가액은 82억4800만 위안으로 전년 말 대비 66.83% 증가했으며, 원재료와 외주가공물 등이 주요 증가분을 차지했다. 선급금은 29억1400만 위안으로 291.37% 증가했다.
화흠증권은 캠브리콘이 선급금과 지급어음 등을 활용해 웨이퍼 파운드리 및 핵심 소재의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HBM 공급 여건이 개선될 경우 AI 칩 출하에 대한 공급망 제약이 완화되고, 캠브리콘의 하반기 출하 및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