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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간밤 미국 주식시장에서 은행·보험·통신·온라인 여행사 주가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확산 전망에 따른 고객 이탈 우려 속에서 일제히 하락했다. 소비자가 번거로워 미뤄 온 상품 비교와 이용 서비스 전환을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 확산하면 기존 고객 기반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금융주를 둘러싼 매도세는 증권·은행·보험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전개됐다. S&P500 금융업종 주가지수가 2%가량 하락한 가운데 JP모간(JPM)과 웰스파고(WFC), 모간스탠리(MS)는 3% 안팎의 낙폭을 기록했다. 보험사 올스테이트(ALL)와 증권사 찰스슈왑(SCHW)은 6% 안팎으로 떨어졌다.
매도세는 여행·통신·소비재 업종으로 확산됐다. 온라인 여행사 부킹홀딩스(BKNG)는 3%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통신 업종이 주가지수 스톡스600 가운데 가장 부진했고 오랑주(ORA)와 BT그룹(BT.A)이 각각 4% 안팎 급락했다. 헬스장 체인 플래닛피트니스(PLNT)의 낙폭은 10%에 가까웠다.
관련 업종 매도세의 직접적인 배경은 메타(META)가 출시한 AI 에이전트 뮤즈의 빠른 보급 속도였다. 애플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1위에 올랐다. 지메일·오픈테이블 등 외부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자 대신 디지털 업무를 처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8일 공개 이후 6일간 다운로드 수는 90만2000회를 넘었고 메타 주가는 22일 1% 미만의 낙폭을 기록했으나 전날 21일에는 11% 급등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뮤즈 출시를 계기로 한 AI 에이전트 확산이 소비자 관성에 기대 온 기업들의 수익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소비자 관성은 더 나은 대안이 있어도 습관적으로 기존 상품을 계속 구매하는 소비자 경향을 뜻한다. AI 에이전트가 소비자 대신 가격을 비교하고 이용 업체를 바꿔주면 습관적 재구매에서 발생하던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 매도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도를 연초 소프트웨어 업종 투매세와 같은 선상에서 해석하고 있다. 당시 앤스로픽의 '클로드 코워크' 등 에이전트형 도구 출시 이후 이른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주가가 급락했다. 시트리니리서치는 소비자들이 거래 과정의 불편함에서 이익을 내는 기업을 따져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소비자 관성에 기댄 업종을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른 취약 업종으로 지목했다. 매달 요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약정·구독형 상품과 고객이 요청해야 할인이 적용되는 요금 체계, 부가상품 판매에 의존하는 업종이 대표적이다. AI 에이전트의 가격 비교·예약·상담 기능이 개선될수록 관련 기업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서비스 공급자 전환이 쉬워지고 전환 비용이 낮아질 경우 통신·보험·유틸리티 업종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골드만삭스가 산출하는 '소비자관성' 바스켓 시세는 3% 내려 올해 2월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최근 6거래일 낙폭은 7%를 넘었다. 관련 바스켓에는 AT&T(T)·T모바일US(TMUS)·프로그레시브(PGR)·넷플릭스(NFLX)·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PSKY)·익스피디아(EXPE) 등이 포함돼 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