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정유시설 공격 중단 요구를 거부하고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전격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공유를 중단하고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한한 것에 대해 "위험한 조치"라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금지는 끝났다. 우리는 (중단을) 마쳤다"며 대러 에너지 인프라 타격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사흘간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간시설에 대한 공격을 지속해 왔으며 지난주에만 1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국군이 미국 측으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시설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정보 제공을 차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고, 실제로 사흘 동안 공격을 중단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측으로부터 탄도미사일 조기 경보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군사용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실드(Starshield) 속도에 제한이 걸려 전선 작전과 중거리 미사일 타격에 큰 차질이 있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 당국자는 전날 FT에 "아무런 사전 통보도 없이 한밤중에 갑자기 제한이 적용됐다"며, 위성통신에 속도 제한이 걸려 드론에서 통신 장애도 발생했다고 알렸다.
이에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스페이스X가 사전 협의 없이 스타실드 단말기의 작동을 제한했다고 주장했고,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실드 시스템은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통제한다"며 "속도나 사용에 관한 모든 제한은 미군이 결정하며, 최종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 정유시설 타격 중단을 압박하면서 정보 공유 중단 또는 지원 축소를 경고했단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를 기술적 결함이 아닌 "의지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밀착 관계, 그리고 미·러 간의 비즈니스 거래 구상에 대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두 정상 간 관계에 관한 질문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큰 소리로 말한다. 왜냐하면 그에게 20년, 30년, 40년 동안 지도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매우 강력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러시아 간의 사업은 흥미롭다. 미국은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데, 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대러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이 미국과 러시아가 더 많은 거래를 추진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고, 이는 푸틴의 전쟁 자금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문제는 다음 거래가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마도 가스 거래일 것이다. 분명 가스 거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에너지 공격을 다시 중단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소한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포대를 추가로 제공받아야만 고려할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사퇴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인들도 좋아하지 않을 수사일 뿐이며 푸틴에게 기를 살려주는 행동"이라며 "유럽과 미국,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분열은 푸틴이 패배하지 않고 승리하고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영국 런던에서 찰스 3세 국왕 및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회동을 마친 젤렌스키 대통령은 브뤼셀로 이동해 EU 정상들에게 대러 제재 강화와 지원금의 신속한 집행을 요청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없이 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유럽이 진정으로 단결한다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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