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총 349억 위안(약 7조원)을 투입해 차세대 D램 기술 개발과 후공정 검사시설 확충에 나선다. 최근 반도체 셀 면적을 33% 줄이는 4F² 기술을 발표하고 연내 서버용 DDR5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힌 데 이어 대규모 투자로 기술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전체 투자액의 약 69%를 기술 연구개발에 배정하고 나머지를 반도체 성능·품질 검사시설에 투입한다. 범용 D램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서버용 D램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려는 CXMT의 행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새로운 경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반도체·증권업계에 따르면 CXMT는 이날 중국 허페이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총 349억 위안(약 7조원) 규모의 연구개발·후공정 투자 계획을 심의한다. 지난달 공개한 투자 계획의 자금 집행을 승인받는 절차다.
◆ 차세대 D램 개발·검사 역량 강화에 자본 집중 투입
투자는 차세대 기술 개발과 후공정 검사 역량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XMT가 공시한 투자 계획서에 따르면 전체 투자금 349억 위안 가운데 241억 위안은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에 쓰인다. 특히 이 중 약 224억 위안(93%)을 반도체 생산장비 구매에 투입한다. 최신 장비를 도입해 더 작고 성능이 뛰어난 D램을 개발하고, 생산 효율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CXMT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스마트폰과 PC에 사용되는 범용 D램을 넘어 고부가가치 서버용 D램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다. 서버용 D램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메모리로, 일반 제품보다 높은 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된다.
나머지 108억 위안은 늘어나는 D램 생산량에 대응하기 위한 검사시설 확충에 투입된다. CXMT가 공략하는 고성능 서버용 D램은 일반 제품보다 품질 기준이 까다로워 안정적인 검사체계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중국 허페이에 D램 후공정 테스트기지 2기를 건설해 반도체 칩의 성능과 불량 여부를 직접 검사하고 메모리 모듈도 조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지연을 예방하고 검사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 범용 D램서 몸집 키우고 서버용 시장까지 넘본다
CXMT의 기술 추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CXMT는 스마트폰과 PC 등에 쓰이는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성장해 글로벌 D램 시장 4위까지 올라섰다. 최근에는 기존보다 메모리 셀 면적을 33% 줄인 차세대 4F² 기술을 발표하면서 서버용 D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기술 개발 소식만으로도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이번 대규모 투자가 실제 생산능력 확대로 이어질 경우 국내 업체들에 대한 위협도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번 투자에 포함된 검사 역량 강화는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 요소다. 서버용 D램은 데이터센터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만큼 고객사들이 제품의 품질과 신뢰성을 까다롭게 검증한다. CXMT가 차세대 기술을 실제 양산에 적용하고 안정적인 품질까지 확보하면 중국 데이터센터와 서버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서버용 D램 시장에서도 고객사 확보와 가격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CXMT의 기술 개발이 당장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CXMT는 차세대 4F² D램의 구체적인 성능과 양산 수율, 생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안정적인 대량 생산과 서버 고객사의 품질 인증도 넘어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CXMT가 차세대 D램 기술 계획을 공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양산 시점과 생산 규모, 실제 공급 고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이 같은 정보가 공개돼 실질적인 기술력과 시장 내 위치가 드러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D램 시장의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