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투자 규모와 현금 창출 능력에서 차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평가가 갈렸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알파벳 주가는 약 10% 급락한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약 3% 상승했다. 알파벳이 이날 9.77% 넘게 하락한 채 거래를 마칠 경우 2004년 상장 이후 실적 발표 직후 기록한 역대 최대 낙폭이 된다.
최근 월가에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막대한 자금 부담과 실제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AI 인프라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투자 규모 자체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지가 주가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전날 발표된 실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3분기 자본적지출(CAPEX)과 금융리스 규모는 45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506억70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잉여현금흐름(FCF)은 186억3000만달러로 27% 감소했지만 흑자를 유지했다.
반면 알파벳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이 예상한 27억달러 적자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다. 알파벳은 올해 연간 자본적지출 전망치를 1950억~2050억달러로 유지했다.
두 회사 모두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상보다 적은 자본적지출과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으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일부 덜어낸 반면, 알파벳은 예상보다 큰 현금 유출로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킬터 체비엇의 벤 배링어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프라를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확충하고 있어 예상 밖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평가했다.
반면 알파벳에 대해서는 "다소 혼란스러운 실적과 미흡하게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이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다.
알파벳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 사업의 성장세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알파벳의 3분기 검색 광고 매출은 633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AI 투자 확대가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성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필리프 쉰들러 알파벳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검색 사업이 영향을 받은 원인 중 하나로 AI 모드(AI Mode)의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화 수준을 꼽았다. 그는 현재 해외 시장을 포함해 AI 오버뷰(AI Overviews)와 AI 모드에서 광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의 검색 사업은 오픈AI의 챗GPT와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생성형 AI 챗봇의 확산으로 경쟁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용자들이 기존 구글 검색 대신 AI 챗봇을 통해 정보를 찾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검색 광고 중심의 사업 모델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챗봇 제미나이(Gemini) 역시 경쟁사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충분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링어 책임자는 "구글은 기존 핵심 사업을 보호해야 할지, 아니면 파괴적 혁신에 동참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혁신기업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제미나이의 경쟁 우위가 약화됐으며,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 분야에서도 경쟁사들에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의 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1% 넘게 하락했다.
시장은 앞으로 발표될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에서도 AI 인프라 투자 규모와 잉여현금흐름, 기존 사업의 수익성 변화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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