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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주 후반 기술 대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인공지능(AI) 주도 랠리를 둘러싼 불안을 키우면서 증시에 오랫동안 기다려온 변동성이 찾아왔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들은 이번 주 미국 중간선거와 11월 중 예정된 엔비디아(NVDA) 실적 발표에서 추가 충격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금요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고 S&P500지수는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추가 손실에 대비하는 풋옵션 프리미엄도 급등했고 시장 전반의 스트레스를 시사할 수 있는 종목 간 상관관계도 크게 높아졌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던 3월의 수준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아마존닷컴(AMZN)과 알파벳(GOOGL), 인텔(INTC)의 실적이 부진했던 터라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한 차례 더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란에서의 전쟁과 국내 경제 정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위해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롬바르 오디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리서치 헤드는 "이번 하락은 광범위한 시장 악화의 시작이라기보다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강세장 내 순환매에 가깝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번 매도세는 대체로 기술 업종에 집중됐다. 올해 상승을 이끌었던 고공행진 종목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고 있다. 지난주 미국 대표 지수의 60일 실현 변동성은 1년 넘게 이어진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낮게 유지된 종목 간 상관관계와 만기가 당일인 제로데이 옵션 트레이더들이 하락 때 사고 상승 때 파는 경향이 변동폭을 억제한 영향이다.
주 후반의 하락은 비교적 잔잔했던 한 해 속에서 나왔다. 2025년에는 4월 관세 혼란을 전후해 극단적인 시장 변동이 연달아 나타났지만 2026년에는 미국 증시가 유가와 금리 급등을 대체로 무시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100지수가 2025년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으로 마감한 상황에서도 일부 투자자는 반등에 베팅했다. 금요일에는 주요 지수와 인텔 등 낙폭이 큰 일부 기술주에서 콜옵션과 콜스프레드 매수세가 나타났다.
주 후반 변동폭이 커지기 전까지 옵션 가격은 비교적 비쌌다. 20일 실현 변동폭에 비해 VIX가 최근 5년 범위의 상단에 위치했다.
AI 우려와 별개로 트레이더들은 이란 협상의 향방도 주시하고 있다.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군사 행동 경로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가 역시 관심 대상이다.
수개월째 중동 지역의 공급을 위축시킨 전쟁이 끝나는 쪽에 포지션을 취하는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 초반 델타항공(DAL)과 유나이티드항공홀딩스(UAL),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콜스프레드 매수가 있었다. 모두 중동 평화의 수혜를 입을 종목이다.
서스쿼해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토퍼 제이콥슨 파생상품 전략 공동 헤드는 "여전히 변수는 이란 긴장 완화이고 항공주와 GE의 콜스프레드에서 그에 대한 포지셔닝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중간선거 자체는 실적과 중동 정세보다 중요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S&P500 옵션시장이 반영한 이벤트 위험은 최근 몇 주간 다음 거래일 기준 약 0.9% 변동으로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윈홀 애널리틱스/옵션메트릭스의 기고자 브렛 프리드먼은 중간선거가 치러지는 해와 시장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선거를 전후해 시장 수익률은 높고 변동성은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의회 권력이 크게 바뀌는 해에는 수익률이 일관되지 않고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프리드먼은 지적했다.
최근 개인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기술주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움직임은 ETF 리밸런싱 수요로 증폭될 수 있다. 이들 ETF는 목표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해 상승 때 매수하고 하락 때 매도한다.
이번 매도는 일부 트레이더에게 반등에 대비해 포지션을 구축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헤지펀드의 순노출도가 낮은 상태에서 긍정적인 거시 뉴스가 나오면 투자자들이 연말 랠리를 겨냥해 포지션을 재조정하면서 상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이엘포는 "변동성이 낮고 헤지펀드의 순노출도가 제한적인 만큼 콜옵션은 연말까지 상승 노출을 유지하는 매력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