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상했지만 엔화 가치는 오히려 약세로 돌아섰다. 금리 인상 자체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정책위원 2명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한 영향이다.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전날 뉴욕시장 종가보다 0.8% 오른 달러당 157.14엔까지 상승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7엔대로 떨어진 것은 이달 3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BOJ의 금리 인상 발표 전에는 달러당 156.10엔대에서 움직였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의 유도 목표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은 1.25%로 인상했다. 1.25%는 1995년 이후 3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상 폭보다 정책위원들의 표결 결과에 쏠렸다. 9명의 정책위원 가운데 아사다 도이치로 심의위원과 사토 아야노 심의위원 등 2명이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두 위원은 경제·물가 상황이 반드시 강하다고 보기 어렵고, 현 시점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2표의 반대가 다소 의외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SMBC도쿄의 스즈키 히로후미 수석 외환전략가는 "금리 인상 자체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2명의 위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은 예상보다 강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표결 결과가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 비둘기파적 신호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HSBC홍콩의 수석 아시아 경제학자인 프레드 뉴먼도 "BOJ의 성명 내용과 2명의 반대표를 함께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인 통화정책 긴축 과정에서 BOJ가 얼마나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BOJ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매도세가 강해졌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당분간 크게 축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엔화 약세를 뒷받침했다.
앞서 미국 재무당국이 엔화 약세의 시정을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서는 BOJ가 추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반대표가 2표 나오면서 이러한 관측이 일부 후퇴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상승폭을 확대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한때 1200엔 넘게 오르며 6만5000엔대를 넘어섰다. 엔화 약세가 수출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가운데 BOJ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점도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오전 중 상승했던 신규 발행 20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는 BOJ의 금리 결정 이후 전일 수준으로 돌아왔다.
시장에서는 이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기자회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우에다 총재가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의 시점과 속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엔화와 일본 국채 금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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