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글날 연휴를 마치고 거래를 재개한 코스피가 12일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에 6400선까지 밀리며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도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불확실성과 수급 부담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2.52포인트(3.06%) 내린 6432.69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47.76포인트(0.72%) 하락한 6578.17로 출발해 장중 6417.1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9595억원을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도 96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1조4682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63% 내린 25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2.80% 하락한 163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SK스퀘어(-4.76%), 삼성전기(-2.72%), 삼성바이오로직스(-1.44%), 현대차(-0.31%)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0.50%), KB금융(0.25%), 삼성생명(0.56%) 등은 상승세다.
이날 국내 증시의 약세는 최근 수급 부담에 AI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더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옵션 만기와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물량이 출회된 가운데 연휴 기간 불거진 AI 산업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 목요일 옵션 만기와 ETF 리밸런싱 등 수급 여파로 8월 이후 추세 하단을 이탈한 데 이어 대외 악재 속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 증가세와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이달 1~10일 국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0% 증가한 261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도 122억달러로 170.1% 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동반 하락하고 있다.
강 연구원은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시장 추정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전망 등을 반도체주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의구심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 우려가 수출 호조에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에너지 가격 부담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5.3%대까지 상승했으며 국제유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와 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미국 등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국내 반도체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종료와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이후 보호예수 기간 만료 등 수급 부담에 AI 투자 속도 조절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도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47포인트(4.09%) 내린 855.80을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37억원, 153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인은 2834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이차전지와 로봇,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의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에코프로비엠(-8.70%)과 에코프로(-6.96%)가 큰 폭으로 내리고 있으며 레인보우로보틱스(-7.58%), 심텍(-7.93%), 주성엔지니어링(-4.49%) 등도 약세다. 알테오젠(-3.53%), 원익IPS(-2.39%), 이오테크닉스(-2.48%) 등도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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