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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주요 반도체주가 대체로 하락하고 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최근 중국 메모리 반도체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발전 소식으로 경쟁 심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까지 발표되면서 반도체주 전반에 매도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번 주 반도체 시장의 관심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실적에 쏠려 있다.
ASML은 이날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TSMC는 오는 15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 마이크론 1%대 하락…中 CXMT 기술 추격에 경쟁 우려 지속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는 개장 전 거래에서 2%대 하락하고 있다.
중국 CXMT의 차세대 D램 기술 개발 소식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매도 압력이 커졌다.
CXMT는 메모리 셀 면적을 줄여 저장 밀도를 높일 수 있는 '4F²' 구조의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메모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기술은 동일한 면적의 반도체 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 생산 효율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해당 기술의 대량생산 능력과 기존 글로벌 업체들에 대한 실제 경쟁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좁힐 경우 기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과 가격 결정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AMD·인텔 2%대 하락…고금리에 AI주 밸류에이션 부담
AMD(AMD)와 인텔(INTC)은 개장 전 거래에서 2~3% 하락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이다.
미국의 9월 CPI는 전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예상에 부합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인 3.6%를 웃돌았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2.6% 올라 각각 예상치인 0.2%와 2.5%를 넘어섰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5.3% 안팎까지 상승하면서 AI·반도체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연구소의 제프 슐체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이번 물가 지표는 위험자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단기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장기 국채 금리에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이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는 여전히 높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및 반도체 장비 업종의 이익 증가율은 1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임파워의 마르타 노턴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기업들의 기초체력은 매우 강하며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반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기업들의 기초체력보다 반도체 업종의 밸류에이션에 추가 상승 여력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ASML 순이익 예상 상회…美 상장주 약세·유럽 본주는 상승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ASML)은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ASML의 3분기 순이익은 49억6000만유로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41억유로를 웃돌았다.
반면 순매출액은 116억6000만유로로 시장 예상치인 117억2000만유로를 소폭 밑돌았다.
실적 발표 직후 유럽 증시에서 ASML 주가는 상승했지만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은 개장 전 거래에서 소폭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
ASML은 일부 고객들이 2029년과 2030년 인도분에 대한 장비 주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첨단 반도체 수요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ASML의 향후 신규 수주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요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의지를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관심사는 오는 15일 예정된 대만 TSMC의 3분기 실적 발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AI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어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를 가늠할 핵심 지표로 꼽힌다.
앞서 공개된 TSMC의 9월 및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돈 가운데 투자자들은 첨단 반도체 수요와 향후 설비투자 전망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 동반 하락…메모리 관련주 약세 지속
미국 메모리 반도체 및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주들도 개장 전 거래에서 동반 하락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WDC)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샌디스크(SNDK)는 2%대 하락하고 있다.
중국 CXMT의 기술 발전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다만 CXMT가 개발 중인 기술은 D램 분야인 만큼 낸드플래시와 데이터 저장장치 업체들의 주가 하락을 모두 직접적인 경쟁 영향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기술 발전과 향후 공급 확대가 글로벌 메모리 가격과 기업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 美 국채 금리 5.3% 안팎·WTI 96달러…물가 압력 지속
거시경제 환경도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5.3% 안팎까지 상승했다. 30년물 수익률도 5.59% 수준으로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2002년 이후 약 24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바 있다.
국제유가도 상승하고 있다. 중동 분쟁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지속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4달러로, 1년 전 3.08달러보다 약 41% 상승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래 성장 기대가 주가에 크게 반영되는 AI·반도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로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만큼 국채 금리 움직임과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향후 주가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SML에 이어 발표될 TSMC의 실적과 향후 전망을 통해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실제 반도체 수요와 기업 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날 반도체주는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물가 상승률과 국채 금리 급등,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겹치면서 전반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