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주가지수 선물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기술주 반등에 힘입어 뉴욕 증시가 상승했지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투자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8시 15분(한국 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선물은 2포인트 상승하며 보합에 머물렀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06%,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0.33% 각각 하락했다.
◆ 코어위브·네비우스 4% 급락…마이크론·AMD 등 반도체주도 약세
AI 인프라 기업들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개장 전 거래에서 ▲코어위브(CRWV)는 3.8% ▲네비우스그룹(NBIS)은 4% 떨어졌다. ▲애플(AAPL)은 1% 하락했고 ▲엔비디아(NVDA)도 소폭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주에도 매도세가 집중됐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와 ▲샌디스크(SNDK)는 각각 약 2% 하락했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STX)와 ▲인텔(INTC) ▲AMD(AMD)는 모두 1% 넘게 떨어졌다.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SMH)도 1% 이상 내렸다.
전날 뉴욕 증시는 지난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S&P500지수는 0.4%, 나스닥종합지수는 1%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4%, 테슬라는 3.8%, 알파벳은 약 1% 올랐다.
그러나 AI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반도체 확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린 기업들이 투자 비용에 걸맞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를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주 25% 넘게 폭락했던 코어위브는 골드만삭스의 투자의견 상향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이면서 장 초반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소폭 하락 마감했다.
액티브트레이즈의 이온 하우레기 애널리스트는 "이번 하락을 AI 주식의 본격적인 매수 기회나 추가적인 대규모 가격 조정의 시작이라기보다는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시장에서의 조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1년 전보다 AI 관련 기업들을 훨씬 더 까다롭게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韓 엘리스 상장 첫날 30% 폭락·국제유가 급등 부담…주요 기업 실적에 촉각
AI 투자에 대한 불안감은 한국 증시에서도 확인됐다. 한국 AI 인프라 기업 엘리스그룹(0158S0)은 이날 상장 첫날 주가가 30% 가까이 폭락하며 공모가를 크게 밑돌았다. 엘리스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2011억원(약 1억5112만달러)을 조달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3.73% 하락한 5552.74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4.23%, 2.98%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3% 넘게 하락한 781.97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 내린 6만4075.42, 토픽스지수는 1.43% 하락한 4009.21에 마감했다. 호주 S&P/ASX200지수도 0.33% 떨어진 8816.9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급등도 부담이다. 브렌트유는 약 5개월 만의 최고 수준까지 올라섰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기반시설 공격과 걸프 지역 선박 피격 소식이 이어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예정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쏠리고 있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스페이스X(SPCX)와 넷플릭스(NFLX)가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21일에는 메타플랫폼스(META)와 테슬라(TSLA)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날 개장 전 거래에서는 기업 실적에 따라 주요 종목의 희비가 엇갈렸다.
▲방산업체 RTX(RTX)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약 2% 상승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2.26달러, 매출액은 249억7000만달러로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1.78달러와 240억8000만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노스롭 그루만(NOC)도 약 1% 상승했다. 3분기 주당순이익은 7.89달러로 예상치인 7.18달러를 넘어섰지만, 매출액은 111억2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11억4000만달러에 소폭 못 미쳤다.
반면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개장 전 거래에서 5~7% 급락했다.
GM은 트럭 판매 호조와 구독 서비스 매출 증가에 힘입어 3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모두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잉여현금흐름 전망치를 높이고 200억달러 규모의 다년간 자사주 매입 계획도 공개했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약 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회사는 지난해 발표한 전기차 사업 축소에 따른 비용 반영은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신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 품질 개선, 운영 효율성 향상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체 스틸다이내믹스(STLD)는 3분기 주당순이익과 이익률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약 4.6% 하락했다. 매출액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수익성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만 고객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으며, 수주 물량은 2027년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유전 서비스업체 ▲할리버튼(HAL)은 분기 순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3.7% 급등했다.
산업복합기업 ▲3M(MMM)은 아마존(AMZN)과의 사업 협력 확대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가 현재는 보합에 머물고 있다. 3M은 아마존 자회사에 5억2100만달러 이상의 3M 보통주를 매입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하니웰에서 분사한 ▲솔스티스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SOLS)도 3% 넘게 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행동주의 투자자 스타보드밸류의 지분 확보 소식을 보도한 영향이다. 스타보드는 솔스티스에 약 1억달러의 비용 절감과 냉매·원자력 사업 집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의 주택 경기 둔화를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9월 주택 착공 건수는 연율 122만건으로 시장 예상치(130만건)를 밑돌았으며, 전월 대비 5.2% 감소했다.
포워드본드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민 정책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건축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 건설업체들의 비관론이 깊어지고 있다"며 "아직 겨울이 오지 않았지만 주택시장은 이미 깊은 동결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에 쏠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이 반영하는 금리 동결 확률은 85%로, 한 달 전 42.4%에서 크게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이에 앞서 22일 발표되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수익성 우려와 국제유가 상승이 기술주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한편, 이번 주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최근의 매도세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