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가 5세대 완전변경 투싼의 국내 판매 가격을 21일 공개했다. 가솔린 모델은 3140만원,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 후 3615만원부터다. 기존 모델보다 시작 가격을 높이는 대신 안전·편의사양과 실내 공간을 강화했다.
가격 인상률은 가솔린 기준 10%를 웃돈다. 기본 트림부터 3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이 투싼의 상품성 개선을 가격 인상분만큼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현대차로서는 신형 투싼을 통한 판매 확대와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 기본가 296만원 인상…상품성 강화로 가격 부담 상쇄할까
신형 투싼은 ▲H-Pick ▲익스클루시브 ▲XRT ▲인스퍼레이션 등 4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1.6 터보 가솔린은 ▲H-Pick 3140만원 ▲익스클루시브 3530만원 ▲XRT 3680만원 ▲인스퍼레이션 3790만원이다.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 후 ▲H-Pick 3615만원 ▲익스클루시브 3990만원 ▲XRT 4165만원 ▲인스퍼레이션 4270만원이다.
가솔린 기본가는 기존 2026년형 투싼의 최저가인 2844만원보다 296만원 올랐다. 인상률은 약 10.4%다. 하이브리드 역시 기존 최저가 3318만원에서 3615만원으로 297만원 상승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소비자의 부담이 커졌다. 다만, 신형 투싼은 기본 트림부터 플레오스 커넥트와 서라운드 뷰 모니터, 전·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등 안전·편의사양을 강화했다.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도 확대했다.
현대차는 기존 모델보다 높아진 가격을 상품성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형 투싼의 전장은 4700㎜, 전폭은 1905㎜, 휠베이스는 2785㎜다. 기존 모델보다 각각 60㎜, 40㎜, 30㎜ 늘었다. 트렁크 용량도 645ℓ로 확대했다.
문제는 상품성 개선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지다. 소비자는 추가된 사양뿐 아니라 차량 가격과 유지비, 경쟁 차종의 가격까지 비교한다. 기본 트림 가격이 3000만원을 넘은 만큼, 투싼의 가격 경쟁력은 이전보다 까다로운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하이브리드 3615만원부터…475만원 차이의 선택
하이브리드는 신형 투싼의 가격 전략을 가늠할 핵심 모델이다. H-Pick 기준 가솔린보다 475만원 비싸지만, 연료 효율과 동력 성능을 함께 개선했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고출력 245마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7.4㎞/ℓ로, 17인치 휠과 2WD 기준이다. 가솔린 모델의 복합연비는 12.2㎞/ℓ다. 하이브리드는 기존보다 시스템 최고출력이 10마력 높아졌고 복합연비도 1.2㎞/ℓ 개선됐다.
다만, 연비만으로 가격 차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경제성은 연간 주행거리와 유류비, 운전 습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의 높은 초기 구매 비용을 연료비 절감으로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가 구매 판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가격 부담도 커진다.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은 4270만원이다. 준중형 SUV를 구매하면서 40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은 중형 SUV까지 선택지를 넓힐 수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 확대와 상위 트림 선택률 제고를 판매 구성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고급 사양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차량당 평균 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스포티지와 가격 경쟁…싼타페와의 간격도 좁아져
신형 투싼의 가격은 기아 스포티지와 직접 비교된다. 2027년형 스포티지 가솔린은 2944만원부터,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 후 3436만원부터다. 하이브리드 최상위 트림은 4326만원이다. 신형 투싼 하이브리드의 최상위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가격 4270만원과 겹치는 구간이다.
투싼은 차체를 키우고 안전·편의사양을 강화해 상품성을 높였다. 하지만 스포티지와 비교하면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사양 차이와 가격 차이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형 SUV 싼타페와의 가격 간격도 변수다. 투싼 하이브리드 상위 트림 가격이 4200만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에 따라서는 차급을 높이는 선택을 검토할 수 있다. 준중형 SUV의 공간과 경제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지만, 넓은 실내 공간과 가족용 차량의 활용성을 중시한다면 중형 SUV도 비교 대상에 들어온다.
이에 따라 투싼의 가격 경쟁력은 기본 트림에서 제공하는 사양과 실제 구매 과정에서 선택하는 옵션, 경쟁 차종과의 가격 차이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 4분기 판매 확대 시험대…가격 인상이 수익성으로 이어질까
신형 투싼은 현대차의 4분기 국내 판매 확대를 뒷받침할 신차다. 판매 가격이 오르면 차량당 매출을 높일 여지가 생긴다. 반면, 가격 부담으로 판매량이 줄거나 할인과 판촉 비용이 늘면 기대했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실제 수익성은 원가와 판매량, 하이브리드 및 상위 트림의 판매 비중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대차가 기본 트림의 사양을 강화한 것도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기본 사양을 충분한 가치로 받아들이는지, 추가 비용을 들여 상위 트림을 선택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신형 투싼의 성적표는 판매량과 판매 구성에서 갈릴 전망이다. 기본 트림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면 내수 확대에 도움이 되지만, 상위 트림과 하이브리드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현대차가 높아진 가격만큼의 상품 가치를 소비자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싼은 2004년 1세대 출시 이후 올해 8월까지 중국 전용 모델(ix35)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판매 1061만대를 기록했고, ix35를 포함하면 1117만대에 이른다.
신형 투싼이 준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판매 확대와 수익성이라는 두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