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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는 주요 반도체주가 대체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주 엔비디아(NVDA)의 분기 실적 발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주 급등했던 미 장기 국채 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반도체주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대(對)이란 추가 제재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부담이다.
특히 메모리·데이터 저장장치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샌디스크(SNDK)가 5% 넘게 하락하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MU)가 3.5%가량 떨어졌다. 마벨테크놀로지(MRVL)도 3% 넘게 하락했으며 AMD(AMD)와 인텔(INTC)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엔비디아는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개장 전 거래에서 소폭 상승하며 다른 반도체주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베라 루빈과 블랙웰 기반 AI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할 수 있다는 보도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 SOXX 2% 가까이 하락…반도체주 다시 매도세
반도체 업종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는 개장 전 거래에서 2% 가까이 하락하고 있다.
SOXX는 지난주에도 5.5% 떨어진 데 이어 이날 추가 하락하면서 반도체 업종의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 장기 국채 수익률 급등이 최근 반도체주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국 정부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로 미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한때 19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 상승은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를 떨어뜨리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은 AI·반도체주에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다만 이날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 미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방안과 국제유가 하락 등이 채권시장에 일부 안도감을 주고 있지만, 장기금리는 여전히 최근 고점 부근에 머물고 있다.
◆ 마벨 3%대 하락…AMD·인텔도 2% 안팎 약세
마벨테크놀로지(MRVL)는 개장 전 거래에서 3% 넘게 하락하고 있다.
AMD와 인텔도 각각 2% 안팎 내리며 반도체주 전반의 약세 흐름에 동참했다. 투자자들이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과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최근 상승폭이 컸던 기술주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벨은 오는 27일 장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마벨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27억1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9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알파벳과의 맞춤형 AI 칩 계약 등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실적 발표에서는 AI 관련 매출 성장세와 향후 전망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옵션시장에서는 실적 발표를 전후해 마벨 주가가 약 10% 움직일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 샌디스크 5%↓·마이크론 3.5%↓…메모리주 낙폭 확대
이날 반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주다.
샌디스크는 개장 전 거래에서 5% 넘게 하락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약 3.5% 떨어지고 있다. 웨스턴디지털(WDC)과 씨게이트테크놀로지(STX)도 각각 4% 안팎 하락하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약 9% 급락한 것이 미국 메모리 관련주의 투자심리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주주환원 계획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아시아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여기에 지난주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일부 메모리·AI 하드웨어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도 낙폭을 키우고 있다.
◆ 엔비디아는 홀로 강보합…AI 서버 가격 15% 이상 인상 보도
반도체주가 대체로 하락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는 개장 전 거래에서 소폭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일부 대형 고객들이 베라 루빈과 그레이스 블랙웰 칩을 탑재한 AI 서버 가격을 15% 넘게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격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지목됐다. 새로운 가격은 내년 초 출하되는 시스템에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AI 서버 가격 상승은 엔비디아에는 높은 AI 인프라 수요와 가격 결정력을 보여주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빅테크와 AI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담 요인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과 이를 위한 부채 조달이 급증하면서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26일 엔비디아 실적 최대 분수령…AI 랠리 시험대
시장에서는 오는 26일 장 마감 후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이 이번 주 반도체주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약 9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AI 관련주의 높은 밸류에이션과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매출과 차세대 AI 칩 수요, 향후 실적 전망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실적과 함께 연준의 잭슨홀 심포지엄도 반도체주 방향을 좌우할 변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높은 국제유가와 장기 국채 수익률에 대한 연준의 시각과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단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반도체주는 엔비디아와 마벨의 실적 발표를 통해 AI 투자 수요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잭슨홀에서 나올 통화정책 신호를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가 개장 전 거래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지만 SOXX와 마벨, AMD, 인텔,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 주요 반도체·메모리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업종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
